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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업기업, 어디까지 왔나

미주중앙일보기고문: 2017년 3월 14일 화요일 중앙경제

[KOTRA 칼럼] 한국 창업기업, 뉴욕 실리콘앨리 어디까지 왔나

 

한국 창업기업, 뉴욕 실리콘앨리 어디까지 왔나

 

올 해 1월 미국 <블룸버그>는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선정했다. 4년 연속 미국과 이스라엘, 일본, 북유럽 국가들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유지한 것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 마커스 놀랜드는 “신기술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며 세계 엔지니어의 상당수를 배출하는 한국이 1위에 오른 것은 적합하다”며 “다만 경제 시스템이 이런 혁신을 어떻게 돈으로 연결시킬지가 과제”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국내 혁신 산업의 대표 격인 IT스타트업들의 미국 내 경쟁력은 어떨까. 최근 뉴욕에서 창업 생태계의 회의론과 긍정론이 공존하는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들의 다양한 행보는 유의미한 시사점을 남긴다.

 

최근 불거진 미국 스타트업계의 회의론은 급감하고 있는 투자에 주목한다. 시장 전반적으로 기업 가치, 투자 규모, 투자 건수 등 다양한 지표에서 투자 위축 경향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PwC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유치된 벤처캐피털 자금은 총 24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자금 유치 건수 역시 21% 줄었다. 미국 IT산업 전반적으로 창업 기업들에 대한 가치 평가와 투자 금액이 지나치게 과대평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16년 성사된 고가의 투자 건들 가운데 약 80개 이상의 기업이 스스로 기업 가치를 낮춰 투자유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트럼프 정권의 반이민 정책은 인도 등 해외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 수용하며 경쟁력을 갖춰 온 실리콘밸리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디지털 산업보다 건설, 인프라 등 전통 산업의 부활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어 미국 내에서는 첨단IT산업의 투자는 다소 위축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여전히 긍정론이 우세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몇 년간 전반적 경제침체, 무분별한 투자, 지나치게 높은 기업 가치 산정 등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이제야 수면위로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일시적 침체는 스타트업계가 스스로 조정되는 과정을 거치는 건강한 징표라는 견해다. 최근 뉴욕 프라이머리 벤처 투자사에서 발간한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전체 투자건수와 규모는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개별 투자건의 금액은 오히려 평균 25% 증가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수의 기업에 분산 투자 하기 보다는 소수의 내실 있는 기업에 집중 투자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들도 성급하게 투자 유치를 우선하여 추진했던 과거와 달리 내공과 실력을 갖추고 차근차근 투자 유치를 노리는 문화가 자리 잡아 거품론은 일시적 우려라는 평가도 주를 이룬다.

 

이렇게 이견이 엇갈리는 미국의 창업생태계 속에서 우리 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뉴욕의 실리콘앨리에 도전해 왔다. 지난 해 말에는 국내 스타트업이 미국의 한국계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나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바일 광고 테크 기업 버즈빌이 미국 시장 1위 기업인 슬라이드조이(Slide Joy)를 인수한 것 이다. 이로써 버즈빌은 보다 공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고, 슬라이드조이는 자본력을 얻게 되는 이상적인 전략적 인수 사례가 됐다. 이외에도 미국의 한국계 스타트업 1세대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눔(Noom)은 작년 말 삼성벤처로부터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눔은 2008년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후 승승장구하다 2010년에는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건강관리 앱 개발사로 선정되는 등 토종 스타트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미국의 수학교육 시장을 선점하고 나선 노리(Knowre)는 한국과 한국계 미국인 청년들이 뉴욕과 서울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생성된 학습 데이터를 습득해 각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시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1위 교육 업체인 실반러닝과 2016년 파트너십을 맺고 현재 미국 공립학교 80여 곳 이상의 수학 교재로 채택됐다.

 

한류를 활용한 스타트업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최근 뉴욕의 가장 큰 화장품 매장 세포라에서는 K-뷰티라는 용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 뷰티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대형 매장들도 K-뷰티라는 카테고리를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글로우레시피, 소코글램, 피치앤릴리는 모두 한인 여성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들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제품의 해외 수출을 이끌고 있어 이들을 벤치마킹하는 기업들도 계속 생겨나는 추세다.

 

이 밖에도 다양한 한인 창업가들이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이끌어나가는 도전들을 여기 뉴욕에서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들은 단순히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닌 정부와 기관 차원의 도움에 힘입어 더욱 탄력을 받기도 한다. 바로 뉴욕 소재 ERA와 같은 창업보육기관을 통해서다. ERA는 2015년부터 7개 국내기업을 직접 선정, 보육, 멘토링을 하며 국내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23일 개최된 코리안 피칭데이에서는 3개월의 보육과정을 거친 3개 스타트업이 발표를 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현지 관계자 200여명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국내와 미국 모두 불안정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 일수록 기술 기반의 혁신 기업들의 행보와 성공은 우리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세계 제일의 혁신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더 많은 성공 사례가 배출되길 기대해 본다.

[KOTRA 칼럼] 한국 창업기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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